처음에는 생각보다 올라갈 때 괜찮았다.. 저 계단을 만나기 전 까지는... 친구들끼리 천국의 계단이라고 별명을 붙였다. 분명 저 앞에서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저이 후로 웃고 있는 사진이 없다. 1000m에서 한번 퍼지는 순간 끊임없이 퍼졌던 거 같다.
평소에는 운동해야지 해야지 말만 하다가 절실하게 운동을 필요성을 저 당시에 느꼈던 거 같다. 그런데도 지금 안 하고 있는 나 자신 여전해.
날씨는 춥지도 않고 딱 적당했다. 추울 줄 알고 위아래로 레깅스에 내피에 단단히 챙겨 갔지만 오히려 답답하고 더웠던 거 같다. 중간 대피소에서는 땀이 식으니 좀 춥긴 했지만, 땀 흘리면서 올라가는 길엔 추위를 못 느꼈다.
삼각봉 중간 대피소
삼각봉 대피소에서 새벽에 싸온 김밥과 라면을 먹었다. 다 식었지만 그래도 맛은 있었다. 이거 조금 먹었더니 눈꺼풀이 감기고 몸이 무거웠다. 친구들을 정상에서 보자 하고 먼저 보냈다. 내 페이스에 맞추다가는 다들 피곤하고 힘들 거 같아 혼자만의 레이스를 잠시 달리기로 했다.
정상에서 기다려준 친구들 덕분에 다시 만났다.
3. 성판악 탐방로 (진달래밭 편도 3시간, 정상 편도 4시간 30분) - 9.6 Km
(진달래밭 편도 3시간, 정상 편도 4시간 30분) - 9.6 Km
- 동절기(1, 2, 11, 12월) 입산시간 06:00부터
- 성판악 진달래밭 통제소 12:00 정상 탐방 통제
- 정상(백록담) 13:30 하산
성판악 코스는 관음사 코스보다 완만한 대신 굉장히 길다. 정상에 내가 올라가고 13:30 하산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내려왔다. 웃긴 게 내려올 때 풍경사진은 지금 보니 얼마 없다. 다들 빨리 내려와서 쉬고 싶긴 했나 보다.
진짜 긴 코스다.. 살면서 이렇게 목말라 봤던 적이 처음이다. 친구 말로는 내 입술이 마르다 못해 곱창처럼 됐었다고 하더라... 거의 다 내려갔을 때 분노의 눈 먹방을 했다. 웃긴 게 아무도 초콜릿을 챙길 생각을 안 했다. 내려오자마자 등산 기구를 반납하고 초코바, 음료수를 사서 먹었다. 초콜릿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그 당시 먹은 초코바는 잊을 수 없다.